[도로따라철도 Ep.01] 당신의 기대, 예산 삭감으로 대체되다! - 부산 도시철도 오륙도선

국내교통

[도로따라철도 Ep.01] 당신의 기대, 예산 삭감으로 대체되다! - 부산 도시철도 오륙도선

Master_LiMe 2022. 7. 18. 10:08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노면전차, 즉 트램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전 세계적인 트렌드 중 하나가 되었는데요, 이번에 저희 부릉부릉칙칙폭폭에서는 전 세계에 있는 다양한 트램에 대해 알아보고, 우리나라에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트램을 바라봐야 할지를 알아보는 '도로따라철도' 시리즈를 공개합니다. 도로따라철도 시리즈는 일종의 칼럼 같은 개념으로, 작성자의 개인적인 견해가 포함될 수 있으니, 읽기 전에 양해를 바랍니다. 이번에 저희가 처음으로 알아볼 트램은 부산 최초의 트램 노선으로 전망되는 노선, 부산 도시철도 오륙도선입니다.

오륙도선 노선 자체는 굉장히 오래 전부터 계획되었던 노선입니다. 이미 IMF 사태 전까지만 해도 어느 정도 기본적인 틀을 잡혀 있을 정도로 오래된 노선입니다. 다만 IMF 이후로는 추진이 계속 지지부진해졌습니다. 2010년 전까지만 해도 세부 계획이 아무것도 잡혀있지 않을 정도였으니, 지연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리고 2010년, 스웨덴 노웨이트사와의 업무협약 체결과 함께 노웨이트를 세계 최초로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노웨이트는 그 운행방식이 일반 도시철도보다는 케이블카의 탑승 방식과 비슷합니다. 케이블카가 위에 케이블을 가지고 운행한다면, 노웨이트는 긴 튜브 안에서 운행하는 방식이라고 보면 쉽습니다. 다만 이후로 후속 논의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사실상 노웨이트는 무산된 셈입니다.

한때 추진되었던 노웨이트 도시철도.(copyright by Nowait)

이후, 부산광역시는 무가선 실증노선 노선 공모에서 오륙도선을 후보로 내세웠고, 오륙도선이 실증 노선으로 선정되면서 이 노선의 건설에 속도가 붙게 되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경성대.부경대역에서 대연자이아파트, LG메트로시티를 거쳐서 이기대까지 이어지는 약 1.9km의 노선입니다. 다만, 구간이 상당히 짧은 것도 그렇고, 경유 지역도 그렇고, 여러모로 성공할지는 모르겠습니다. LG메트로시티가 7,300여세대의 대형 아파트단지이기는 하지만, LG메트로시티의 끝부분만 잠시 훑고 가는 수준이고, 오륙도선의 메인 구간이라고 할 수 있는 오륙도SK뷰, 데시앙헤링턴플레이스파크시티 등등은 2027년 이후 착공 추진 수준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이 노선이 수요가 나는 상황은 한참 남았습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오륙도선 전체 노선도. 이번에 건설되는 구간은 101역 ~ 105역 구간이며, 111역까지의 구간은 장기추진 계획이다. (copyright by 부산 남구)

게다가, 안 그래도 노선이 부족한데 사업 추진마저 계속 걸림돌이 생기고 있습니다. 2021년 7월 부산일보에 따르면 오륙도선 사업비가 기존 사업비에 비해 50% 더 드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후 예산 조달 방안에 차질이 생겼습니다. 게다가 2022년 7월 11일에는 기획재정부의 436억 추가예산 국비지원을 거부하면서 기존 노선보다도 노선이 더욱 쪼그라들 수 있는 위기에 처했습니다. 만약 사업 축소안이 통과한다면 정거장 개수 역시 5개에서 3개로 줄어들며, 나머지 구간은 아예 기술시험 노선으로 전락합니다. 안 그래도 노선 수요가 제대로 나올지 의문인데, 이 방안대로 축소된다면 사업실증이 제대로 될지 의문입니다.

앞에서 잠깐 이야기했지만, 이 노선의 실증사업이 성공한다면 부산시는 이기대역에서 용호시장을 거쳐서 오륙도SK뷰까지 이어지는 2단계 구간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 구간 역시 난관에 난관입니다. 일단 대부분의 구간은 왕복 4차선이기 때문에 현재 추진하고 있는 노선대로 복선으로 지어진다면 상행 1차선, 하행 1차선으로 차선이 반으로 줄어듭니다. 게다가 저 구간은 차량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다니는 곳이기 떄문에, 차량 정체 우려 역시 큰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지하화를 하기에는 경전철과의 비용 차이가 적어져서 트램을 건설할 이유가 사라지게 됩니다. 하루빨리 대책이 마련되어 제대로 개통을 하면 좋겠지만, 현재로써는 아직 먼 미래의 일일 뿐입니다.

오륙도선 예상 조감도. 선로 왼쪽이 역이 있는 것을 보아 102역의 조감도로 예상된다. (copyright by 한국경제)

지금까지 전국 최초의 무가선 트램, 오륙도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노선이 선정될 때까지만 해도 부산에 오랜만에 생기는 트램으로 기대가 높았지만, 여러 난관에 부딪히면서 사업이 점점 지지부진해지고 있습니다. 실증사업을 진행할 때, 도로 사정이나 수요, 거리 등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했는데, 과연 이 판단이 제대로 진행되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조금 더 도로 사정이 나은 곳에 실증사업을 진행했다면, 과연 이 사업이 지금처럼 지지부진하지는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