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에는 많은 철도 노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저번에 소개하였던 후쿠오카시 지하철 공항선과 가고시마 본선뿐만 아니라, 하카타역 싱크홀 사고의 원인으로 이름이 알려진 후쿠오카시 지하철 나나쿠마선, 큐슈 지역 최대의 사철 회사인 니시테츠의 간선 노선인 텐진오무타선 정도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져 있는 노선입니다. 그렇다면, 혹시 '하코자키선'이라는 노선은 들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마도 들어보신 적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일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후쿠오카 시내를 지나가면서도 그 존재감은 매우 떨어지는 지하철 노선, 후쿠오카시 지하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코자키선은 1982년에 나카스카와바타~코후쿠마치 단 두 역의 개통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지하철 2호선으로 불렸으며, 당시 있었던 1호선 역시 나카스카와바타역이 종점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하나의 노선으로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1983년 1호선은 하카타까지 연장되면서, 이 구간은 이때 이후로 1호선의 지선격 노선이 되었습니다. 1984년에는 코후쿠마치~마이다시큐다이뵤인마에 구간이 개통되고, 1986년에 마이다시큐다이뵤인마에~카이즈카 구간이 개통되며 지금의 노선 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게 개통했는데 고작 7정거장 뿐이라는 것도 특징입니다.
이 노선의 배차간격은 7분 정도입니다. 나름 준수한 배차간격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로 도심지 내부까지 가는 열차는 15분에 1대가 옵니다. 이는 주요 도심지인 텐진과 니시진 방면으로 가는 공항선 직통열차가 15분에 1대 오기 때문입니다. 이 직통열차는 낮시간대에는 니시진역에서 종착하며, 출퇴근시간대에는 메이노하마역까지 직통합니다. 메이노하마역에서는 JR 큐슈의 치쿠히선 역시 이어져 있지만, 치쿠히선으로의 직통은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코자키선의 종착역은 카이즈카역인데, 카이즈카역에는 똑같이 카이즈카역을 종점으로 하는 철도 노선인 니시테츠 카이즈카선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승강장 구조 역시 카이즈카선-하코자키선 직결을 대비하여 지어져 있고, 한때 직결운행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기도 하였지만, 지금은 직결운행이 요원한 상황입니다. 예비타당성 조사값인 B/C값이 1이 되어야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되는데, 이 직결운행의 B/C값은 0.42로 1을 한참 믿돈다는 값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 계획은 지하철 착공도 되지 전이었던 1971년부터 계속 협의중이던 방안이었으나, 아마도 지금 상황으로써는 직결운행이 힘들어 보입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하코자키선이 왜 외지인들에게 존재감이 없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관광객들을 끌어들일만한 요소가 하나도 없어, 외지인에 대한 인지도가 없다는 것입니다. 하코자키선 연선에 있는 외지인이 찾을 곳이라고 해봐야 마린 멧세 후쿠오카, 하카타항 정도가 있는데, 이곳은 굳이 하코자키선을 이용하지 않아도 갈 수 있으며, 어떨 때는 경유하지 않는 경우가 빠를 때도 있습니다. 텐진이나 니시진 등 후쿠오카 서부 지역에서 이용한다면 모를까, 굳이 하카타나 공항 등지에서는 굳이 이 노선을 탈 필요가 없다는 거죠.
다른 이유로는 노선이 지나가는 곳 주변의 특징 때문입니다. 역 연선에 있는 인지도 있는 곳은 아까 이야기한 마린 멧세 후쿠오카 등등도 있지만, 그런 관광지보다도 후쿠오카현청, 후쿠오카시 히가시구청, 하코자키부두 등 통근 수요가 높은 건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게다가 바로 동쪽에는 JR의 가고시마 본선이 지나간다는 점도 있습니다. 물론 가고시마 본선과 지하철 하코자키선의 성격은 많이 다르지만, JR 큐슈의 대표 간선철도 바로 옆을 지나가다 보니 상대적으로 덜 관심받을 수밖에 없는 건 사실입니다. 그래서 그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인지도가 높은 노선일 수 있으나, 외지인에게는 인지도가 낮을 수밖에 없습니다.
지금까지 후쿠오카시 지하철 하코자키선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하코자키선은 '하카타와 공항 안 가는 지하철', '열차를 타야할지 말아야할지 헷갈리게 만드는 노선' 등 딱히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 지하철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노선이 가지고 있는 단독구간이라던지, 연선 주민들에게는 아주 고마운 노선입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하코자키선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알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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